글
短/ 장미의 꽃말
*로즈데이 n일후에 쓰는 이러한 연성은 대체?
*급전개 쓸데없는 심각함 주의
*여러분 SAPO(@safour724)언니의 https://twitter.com/safour724/status/864527149516021760 연성을 봐주십셔
*리퀘 상냥하게 그려준 사포언니 싸랑해♥♥♥
장미의 꽃말
파란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
그 의미를 어디서 들었더라. 제 앞에 내밀어진 푸른 장미 꽃다발을 보며, 쿠로코는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 중요한 기억이 아니었기에, 이내 생각을 떠올리는 일을 그만두긴 했지만 말이다.
“테츠?”
마음에 안 들어?
걱정이 한껏 담긴 얼굴이었다. 보통 사람들보다 훌쩍 큰 덩치를 해서는, 저보다 24센티나 작은 저를 향해 한껏 불안한 얼굴로 저를 부르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된다면 이상한 것일까.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쿠로코는 아오미네의 손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꽃을…”
“뭐라더라, 로즈데이? 그런 거라고 해서.”
지나가다 봤거든.
핑계처럼 아오미네는 짧게 덧붙였지만 쿠로코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발렌타인 데이니, 화이트 데이니 의외로 사소한 날들을 챙기던 그였지만, 여태껏 로즈데이와 같은 것을 챙긴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다른 것도 아니라 장미 아닌가. 아무리 거리낌 없이 꽃을 사들고 오는 두터운 신경을 가졌다 하더라도 설마 장미까지 사올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단은 감사합니다.”
“뭐, 이런 걸로.”
아오미네는 새삼 부끄러운지 슬쩍 붉어진 얼굴로 제 뺨을 긁적였다. 그러나 조금 전 걱정스러웠던 표정은 사라져, 아오미네의 얼굴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담고 있었다. 그런 아오미네의 표정에 쿠로코 역시 빙긋이 웃음 지었다. 아오미네의 얼굴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제 손에 쥐어진 푸른 장미꽃으로 시선을 다시 내린 쿠로코는 아오미네에게 물었다.
“아오미네 군은, 푸른 장미의 꽃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아니. 그냥 테츠 색이라 사온 건데.”
그런 거 알 리가 없잖냐.
예상한 그대로의 대답에 쿠로코는 짧게, 한숨처럼 웃었다. 별 생각이 없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그리고 자신을 떠올려 골랐다는 것에 대한 작은 기쁨. 그러나 동시에 무심코 고른 것이 푸른 장미라는 사실에 일말의 불안감이 일었다. 푸른 장미의 꽃말이 불가능이라는 것에서, 쿠로코는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애써 묻어두었던, 일말의 불안감을.
“푸른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이라고 합니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끝내 쿠로코는 입 밖에 말을 내었다. 제 몸속에 똬리를 틀고 자리를 잡아버린, 불안감을 내어 뱉듯이. 쿠로코의 말에 그게 어쨌냐는 듯 아오미네가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이내 쿠로코의 얼굴에 옅게 깔린 불안감에 아오미네는 맞받아치려던 말을 삼켰다.
불안감. 그것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 두 사람은 모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아오미네보다도 쿠로코의 마음속에 더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도.
쿠로코는 아오미네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늘 생각해왔다. 아오미네와 자신이 만난 것은 기적이었노라고. 기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테이코 중학교 농구부의 3군과 1군. 그 사이의 거리는 멀었다. 어쩌면 두 사람은 만나지도 못한 채, 아오미네는 쿠로코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지도 못한 채 학교를 졸업했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확률이 높은 일이었다.
때문에 쿠로코는 아오미네가 저를 발견해 손을 내밀어 주었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아오미네 자신과 비교하자면 하잘 것 없었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말라 말해주었을 때, 자신의 빛이 되어주었을 때, 경기에 나가 한 명의 선수로 뛸 수 있도록 도와주었을 때 쿠로코는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그 희망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아오미네의 능력의 발현. 그것은 아오미네에게 있어서는 또 하나의 기회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환한 빛이었던 그를 암흑으로 이끌었다. 빛을 뿜어내며 하늘 위로 떠오르는 대신, 아오미네는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그와 동시에 쿠로코는 빛을 잃었다.
아오미네는 그렇게 모든 자극에 무감각해진 사람처럼, 무뎌져갔다. 그 어떤 것에도 즐겁다는 얼굴을 하지 않았고, 본 적 없던 지루한 표정이 그의 얼굴을 가득 채웠다. 사람들은 천재의 태만이라 그를 수군거렸지만, 쿠로코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모두 아오미네가 섬세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랬기 때문에, 쿠로코는 아오미네를 다시 빛이 비추는 자리로 끌어내고 싶었다. 그가 더 이상 산산조각이 나기 전에, 그의 손을 붙잡아야만 했다. 그를 다시 빛이 비추는 한 가운데로 끌어내야만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아오미네는 돌아왔다. 그 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환한 빛을 뿜어내며.
다시 되찾은 빛은 눈이 부셨다.
너무 눈이 부셔, 잡은 손을 다시 놓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다시 제 손을 맞잡은 아오미네의 존재만으로도, 그것이 또 하나의 기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장미 꽃말이 불가능인 게 뭐 어쨌는데.”
“큰 문제는 없죠. 다만…”
“다만이고, 자시고. 왜 꽃말에 불가능 같은 걸 붙여 놓은 거야.”
“옛날에는 푸른 꽃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존재할 리 없는 것, 그러니까 불가능이라는 꽃말이 붙었던 거죠.
쿠로코의 말에 아오미네는 입을 한 일자로 꾹 다물었다. 그런 아오미네의 행동에 쿠로코는 제가 너무 아오미네를 몰아붙였나, 하고 생각했다. 몰아붙일 필요가 없음에도, 몰아붙인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굳이 꽃다발을 선물로 건넸는데, 무거운 화두를 꺼내버린 자기 자신이 조금 원망스러웠다.
“이제는 생겼잖아. 푸른 장미.”
“네?”
“이제는 있잖아, 푸른 장미. 그러면 불가능이 아니지 않아? 사람들이 노력해서, 피워낸 거잖아. 이 파란 장미를.”
그렇다면 이건 ‘노력의 산물’아냐? 테츠랑, 나처럼.
아오미네의 말에 쿠로코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씩 웃으며 저를 돌아보는 아오미네의 얼굴이 쿠로코의 하늘색 눈동자 안에 가득 담겼다. 환한 미소가, 여느 때와 같이 눈이 부셨다. 눈이 부셔, 바라보지 못할 것처럼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꽃다발을 쥔 손을 감싼 손이, 꿈이 아니라는 듯 따스했다.
“그렇지, 테츠?”
환하게 웃으며 저에게 던지는 물음에, 어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쿠로코는 꽃다발을 쥐지 않은 손으로 아오미네의 손을 맞잡으며, 결국 웃어버렸다. 항상 그랬다. 아무리 제가 포기하려고 해도, 아오미네는 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쿠로코에게 용기를 주었고, 쿠로코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쿠로코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선명한 믿음은, 오롯이 그를 위한 것이었다.
“네, 아오미네 군.”
푸른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 그러나 더 이상 쿠로코에 한해서, 꽃말은 의미가 바뀌었다.
푸른 장미의 꽃말은 노력의 산물, 그리고 ‘기적’.
아오미네는 푸른 장미의 꽃말은 ‘노력의 산물’이라 말했지만 푸른 장미는 쿠로코로 하여금 아오미네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피어난 푸른 장미처럼, 아오미네의 존재는 쿠로코에게서 바로 ‘기적’이었다.
너와 함께라면 얼마나 많은 ‘기적’을 볼 수 있을까요.
기적에 기댈 생각은 없었다. 앞으로도 그는 저의 힘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오미네와 함께라면, 그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라면 그 모든 것은 쿠로코에게 ‘기적’과 다르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쿠로코는 꽃다발을 가슴 한 가득 끌어안았다. 이 기적을 결코 놓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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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언니에게 무작정 리퀘 넣었다가 예쁜 청흑 보고 너무 감동먹어버려서...! 이 글은 감정 97%로 이루어져 있어 이성적인 내용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여러분 긴 글 보시느라오염된 눈은 존잘님 사포언니의 연성으로 정화합시다...!((*ㅇㅁㅇ*))(절찬리 영업중) 예쁜 청흑 두 번 보세요 세 번 보세요...!
감사합니다♥
https://twitter.com/safour724/status/86452714951602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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